학군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걸까?
한국에서 집을 구매하거나 임대할 때, ‘학군’은 빠지지 않는 핵심 고려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치동, 목동, 중계동, 그리고 분당 정자동 등은 ‘유명 학군지’라는 인식로도 부동산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왔습니다.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학군이 좋은 지역’에 살아야 한다는 막연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압력을 느껴왔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요?
미국 학부모들도 집을 살 때 학군을 고려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 기준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요?
이 글에서는 미국 내 학군 구조,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의 영향력, 그리고 한국인 투자자 혹은 이민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구조적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군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이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구체적인 지역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인의 눈에 익숙한 ‘학군 프리미엄’
한국에서 학군이라는 단어는 부동산 가격, 입시 경쟁력, 사교육 인프라, 그리고 부모들의 사회적 연대까지 포괄하는 문화적 개념입니다. 특히 강남 8학군, 목동 학원가, 국제학교 마을 등과 같은 지역은 단지 교육적 이유만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의 성장 가능성이라는 투자 논리와도 깊게 연결되어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의 배정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군’ 내 선택권이 넓어지며, 평준화 제도에 따라 명문고 진학의 가능성은 점점 비공식적이고 불확실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성과가 좋은 고등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혹은 ‘특목고와 가까운’ 지역이 학군지로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런 배경을 가진 한국 학부모들은 미국으로 이주하거나 자녀 유학을 준비할 때도 자연스럽게 ‘학군’ 중심으로 거주지를 고민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자칫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학군 시스템은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죠.
미국 학군 구조는 어떻게 다를까?
미국에서 학군은 ‘School District’라는 이름의 독립된 행정 단위로 운영됩니다. 시나 카운티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세금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지역 내 공립학교의 운영, 교사 채용, 예산 편성까지 모두 관리합니다.
쉽게 말해, 학교는 단순히 행정구역 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지역 커뮤니티와 세금 구조의 중심에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학군은 지역의 경제력, 재정 자립도, 그리고 공공 서비스의 질을 의미하는 것이죠.
특히 미국 공립학교의 재정은 주로 Property Tax(재산세)에 기반합니다.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일수록 더 많은 세수가 확보되고, 이는 다시 교사 급여, 교육 프로그램, 시설 확충 등으로 연결되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립니다. 이 과정은 다시 학군의 평가로 이어지고, 다시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죠.
반면, 세수가 낮은 지역은 교육 예산이 부족하여 교사 수가 부족하거나, 프로그램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학군 평가가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국의 학군은 단지 ‘학교의 성적’만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인프라, 재정 구조, 계층 구성까지 포괄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 학부모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그렇다면 미국 현지 학부모들은 실제로 집을 살 때 학군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길까요? 이에 대한 답은 매우 분명합니다. 미국 역시, 학군을 주택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간주합니다. 대신 ‘학군’이라는 지역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죠.
Zillow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가정의 약 80%가 “좋은 학교 구역에 살고 싶다”는 응답을 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학군 때문에 다른 생활 여건을 희생해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가정이 통근 거리, 집 크기, 교통 등 다른 요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좋은 학군에 속한 지역에 입주하려 합니다.
이러한 수요는 곧바로 가격에 반영됩니다. Greatschools.org의 School Rating이 높은 지역은 낮은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10~2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거래 속도도 빠릅니다. 학군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지역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된다는 특성을 보입니다.
‘카더라’ 말고 진짜 데이터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군과 부동산 가격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와 교외 지역에서 학군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워싱턴 벨뷰(Bellevue)
벨뮤는 시애틀 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 기업 본사 및 주요 캠퍼스와 인접한 관계로 고학력·고소득층의 거주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배경은 해당 지역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Bellevue School District에 속한 Bellevue High School, Interlake High School 등은 GreatSchools나 Niche.com 기준으로 최상위권 등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당 학군 내 주택은 인근 지역과 비교해 평균 15%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동일한 주택이라도 학군 경계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격이 달라지는 이러한 현상은, 학군이 단순히 교육 편의성 이상의 자산 가치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캘리포니아 어바인(Irvine)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어바인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자녀 교육을 위한 정주 여건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Irvine Unified School District(IUSD)는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상위 1% 수준의 학군으로 꼽히며, 지속적으로 우수한 학업 성취도와 높은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군 평판은 곧바로 지역 내 주택 수요로 이어지며, 실제로 인근 지역과 비교할 경우, 같은 면적과 구조를 갖춘 주택이라 하더라도 IUSD에 속해 있는 경우 평균 10~20%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뉴욕(New York City)
뉴욕은 그 자체로도 미국 내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행정구조와 교육 시스템을 가진 도시 중 하나이며, 다양한 인종과 소득 계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뉴욕시의 경우, 학군 경계선이 주택 가격 형성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일한 블록 내에서도 학군 경계선을 기준으로 최대 20% 이상 집값이 차이 나는 현상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매매가격뿐 아니라 매물 회전율, 대기 수요, 임대료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입시와 관련하여 특정 학군의 명문 공립학교나 특목학교 진학률이 높다는 점이 알려지면 해당 학군 내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이는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매사추세츠 Wellesley
보스턴 외곽에 위치한 이 도시는 미국 북동부 지역 내에서도 특히 공교육의 질이 뛰어난 지역으로 평가받으며, 중산층 이상의 안정적인 주거지로 오랜 시간 자리 잡아왔습니다. Wellesley Public Schools는 전통적으로 높은 SAT 평균 점수, 높은 졸업률, 대학 진학률 등으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으며, 이러한 학교들의 질은 곧 주택 시장의 가격에도 반영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이 지역의 중간 주택 가격은 약 197만 달러 수준으로, 보스턴 메트로폴리탄 지역 전체를 기준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매사추세츠 전역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서, 한 지역의 학교 평균 성적이 5% 더 높을 경우, 해당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2.1%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통계적 결과가 제시되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학부모도 학군을 보지만, 그 방식은 다르다
미국의 학군은 단지 교육을 잘하는 학교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안정성과 세금 구조, 인구 구성까지 포함한 종합적 평가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결국 부동산 자산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직결됩니다.
그렇기에 미국으로 이주하거나 자녀 유학을 고려하는 한국인 학부모라면, 단순한 감에 의존한 접근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분석과 지역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학군과 주거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좋은 학군은 곧 좋은 삶의 질, 그리고 안정적인 자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은 수억 원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교육과 투자, 가족의 미래를 함께 고려한 입체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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