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국환거래 규제와 불법 사례의 교훈
최근 강남 인근 서점 베스트 셀러 가판대에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주제로 한 책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도 관련한 콘텐츠들이 유행하고 있죠. 이러한 트렌드의 여파 때문인지 암호화폐를 활용한 외환거래나 해외자산 취득이 당연한 것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 중 몇몇 콘텐츠를 보면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 심지어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지식인들까지도 해외의 사례를 언급하며 스테이블 코인을 마치 미래의 투자 방법이자 새로운 자산이전 수단처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존재합니다. 한국의 외국환거래 제도에 대한 고지 없이, 단편적인 해외 사례만을 언급하기에 ‘자칫 한국 상황에 그대로 적용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지게 됩니다.
이러한 단편적인 말들을 믿고 행동에 옮겼다가, 세무조사나 형사처벌과 같은 날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의 외환 관리 제도는 전세계적으로 무척 정교하며, 단 한 번의 위반이라도 수천 수억 원의 과태료와 검찰 송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스테이블 코인은 말 그대로 ‘가격이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의미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같은 알트코인들은 하루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출렁이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USD), 유로(EUR)같은 법정화폐 혹은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가치를 연동(peg)시켜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면,
- 법정화폐 담보형: 실제 달러를 예치해두고 발행하는 USDT(테더), USDC(서클) 등
- 암호화폐 담보형: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발행되는 DAI가 대표적
- 알고리즘 기반형: 담보 없이 알고리즘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형태, 한국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테라 코인이 대표적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일종의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하지만, 한국에서 이를 외환거래나 해외자산 취득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하다”라고 착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해외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부동산 거래까지 하는데, 한국도 곧 가능하지 않겠냐”라는 책임지지 못할 논리를 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무엇보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외환위기의 뼈아픈 경험을 가진 한국이기에, 외환거래를 그 어느 나라보다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듯 말하거나 ‘아직 제도권 밖이다’라는 식의 말은, 누군가의 자산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조언입니다.
결국 잡힙니다
(1) 스테이블 코인 환치기
2025년 초, 약 1조 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 조직이 적발되었습니다. 이들은 원화를 받아 스테이블 코인 USDT(테더)로 전환한 뒤 홍콩과 싱가포르로 송금하고, 현지에서 달러로 바꿔 부동산과 사치품을 매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 257억 원의 범죄 수익을 올렸으나, 결국 검찰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국은 범죄 수익을 추징했고, 부동산 30여 채와 수십억 원대 가상자산을 압수 조치했습니다. [출처: 디지털에셋 뉴스]
(2) 유학·무역을 가장한 해외송금
2021년에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유학 경비’나 ‘무역 대금 지급’을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해외로 송금한 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을 매수하여 국내에서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명백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이었고, 과태료 수십억 원이 부과되었으며 철저한 세무조사가 뒤따랐습니다. [출처: 관세청]
(3) 해외 부동산 구입
고액 자산가들 중 일부는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소프트웨어 용역 대금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수취한 뒤 이를 은닉하거나 해외 법인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했습니다. 이는 국외재산 은닉 및 역외 탈세로 간주되어 국세청의 고강도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출처: 국세청]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불법 외환거래는 이미 다수 적발된 바 있습니다. 이 모든 사례의 공통점은 “암호화폐는 국경을 자유롭게 넘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범죄는 아직 잡히지 않았을 뿐이며, 법망은 피할 수 없고,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한국 외국환 제도의 정교함
한국의 외국환거래 제도는 개인에게는 송금을 보고하는 수준의 업무일지 몰라도, 국가 단위에서는 나라 경제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종합적 장치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 사전 신고 제도
해외 부동산 취득, 해외 법인 설립, 일정 금액 이상의 해외 송금은 반드시 한국은행이나 지정 외국환은행을 통해 사전에 신고해야 합니다. - 사후 보고 제도
해외 부동산 보유자는 2년마다 보유 현황을 보고해야 하고, 처분 시 자금 회수 내역도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누락 시 불법 은닉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다중 감시 체계
국세청은 세법 위반 여부를, 관세청은 외환거래 위반 여부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자금세탁 가능성을 각각 점검합니다. - 세법과의 연계
해외자산 취득에는 증여세, 양도세, 상속세 문제가 함께 발생하며, 국외재산 신고 제도와 직결됩니다. 신고 누락 시 과태료와 가산세,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연계는 훨씬 정교합니다. 2016년 9월 한·미 간 FATCA 협정이 정식 발효되었고 2017년부터 국세청과 IRS 간에 정기적 정보 교환이 가능해졌으며, 현재는 자동으로 공유 및 연동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따라하면 안 되는 이유
미국이나 두바이에서는 암호화폐 기반 자산 거래가 제도적으로 허용되기도 합니다. 미국은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보유하고 있어 외환시장 안정성 차원에서 부담이 적고, 두바이는 자본 유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제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죠.
스테이블 코인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디지털 달러’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제도상 스테이블 코인은 투자를 위한 도구일 뿐, 합법적 외환거래 수단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대외지급·수령은 원칙적으로 등록된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은행 등)을 통해야 하며, 이를 우회하면 무등록 외국환업무·환치기 등 불법의 소지가 큽니다.
‘자칭 전문가’ ‘라이센스 없는 투자자문가’ 혹은 ‘유명 인플루언서’의 말만 믿고 행동하시면, 그 대가는 세무조사, 과태료, 형사처벌이라는 날벼락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해외사례와 한국 제도는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반드시 외국환거래법과 세법 절차를 준수하셔야 합니다. 합법적인 해외투자를 원하신다면, 전문가와 제도적 틀 안에서 길을 찾으셔야 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으로 해외자산을 자유롭게 취득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기술적 가능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한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검증되지도 않은 말들에 현혹되기보다 한국의 제도와 규제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자산을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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