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권’을 신설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 무엇이 바뀌려는 건가
이번 개정안의 명분은 인터넷 기사로 인한 피해 방지입니다.
현재 인터넷 기사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가 이뤄져도 원문이 그대로 남아 검색되고 유통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신문과 인터넷뉴스서비스를 대상으로 새로운 ‘열람차단청구권’을 넣겠다는 것입니다.
⚖️ 정정과 차단은 다르다
이 변화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는 기록 위에 기록을 덧붙이는 방식입니다. 틀린 부분을 고치고, 반대 입장을 붙이고, 이후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면 추후보도를 통해 맥락을 업데이트합니다. 공론장은 거칠더라도 기록을 남긴 채 진실에 접근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열람차단은 다릅니다. 기록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대한 접근 자체를 막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피해구제의 보완이 아니라 공론장 구조의 변경입니다.
사실, 까다롭긴 하나 현재도 법원을 통해 잘못된 정보의 삭제가 가능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보다 넓고 추상적인 기준으로 기사 접근을 차단하려는 시도입니다.
⚠️ 가장 위험한 것은?
보도된 법안 내용에 따르면 열람차단 청구 요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기사 제목 또는 본문의 주요 내용이 진실하지 않은 경우
2. 사생활의 핵심 영역을 침해하는 경우
3.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입니다.
‘진실하지 않은 경우’, ‘사생활의 핵심 영역’,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 같은 표현은 분쟁이 붙는 순간 해석의 폭이 매우 넓어집니다.
특히 의혹 제기 보도, 후속 취재가 진행 중인 사안, 공적 인물 관련 보도에서는 진실 여부가 시간차를 두고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영역에서 먼저 차단하고 나중에 따지자는 구조는, 피해구제가 아니라 선차단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언론단체들도 바로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체위 검토보고서에 반영된 의견에 따르면 한국신문협회는 열람차단청구권이 기사 접근 자체를 원천 봉쇄해 언론·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도 추상적 표현과 피해 주장만으로 차단이 가능해지면 과잉규제가 될 수 있으며, 진실 규명 전에 기사가 차단돼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감시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대했습니다.
이건 제도의 작동 위험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쪽의 경고입니다.
💥 ‘피해자 보호’라는 명분
물론 온라인 기사 피해가 오래 간다는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야 합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사례집을 보면 이미 ‘기사열람차단 및 수정 사례’가 별도 장으로 정리될 정도로, 실무상 이런 방식의 분쟁 해결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실무상 합의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을 일반적 권리로 법제화하는 것이 곧바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정은 개별 사안의 합의이지만, 법은 일반적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개별 분쟁에서 예외적으로 쓰이던 칼을, 누구나 꺼낼 수 있는 제도적 공구함에 넣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 누가 이 제도를 가장 잘 쓰게 될까
제도는 늘 가장 선한 사람보다 가장 능숙한 사람이 먼저 사용합니다. 열람차단청구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적 관심 사안일수록 초기 보도는 거칠고, 반론과 추가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가 정리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차단이 일상화되면, 국민은 서로 충돌하는 정보들을 비교해 볼 기회 자체를 잃습니다. 남는 것은 정제된 정보가 아니라 관리된 정보입니다.
이 부분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대목입니다.
자유사회에서 기본값은 ‘열린 기록’입니다. 틀린 정보는 고치고, 불법은 배상하고, 심각한 인격권 침해는 법원이 엄격하게 삭제를 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그 순서를 바꿉니다. 먼저 가리고, 나중에 다투는 방향으로 기울게 됩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기사를 더 쉽게 가리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틀린 기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바로잡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봉쇄’가 아니라 ‘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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